서울의 중심, 청담동 거리에 들어서면 너나 할 것 없이 화려한 건물들이 갖가지 자태를 뽐내고 있다. 수많은 건물들 가운데, 장인정신으로 탄생한 보물들을 소중히, 그러나 과감하게 드러내는 돌체앤가바나 서울스토어는 이 거리의 주인공다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하우스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는 독보적인 스타일의 건축가 장 누벨(Jean Nouvel)과 협력해 상징적이면서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스토어를 탄생시켰다. 아틀리에 장 누벨의 건축 설계와 장 누벨 디자인(Jean Nouvel Design)의 인테리어가 만나 완성된 돌체앤가바나 서울스토어는 건축물로서 양감이 느껴지지 않는 투명한 외관의 독특함으로 거리의 인상을 새롭게 변모시킨다. 더불어 장인 정신, 'fatto a mano'(핸드메이드)에 대한 애정, 전통을 존중하는 태도, 그리고 혁신을 추구하는 브랜드의 DNA를 오롯이 경험할 수 있다 . 

돌체앤가바나 서울스토어는 2009년 밀라노 소재 팔라초 델라 라지오네(Palazzo della Ragione)에서 열렸던 전시에 이어 아틀리에 장 누벨과의 두 번째 협업이다. 장 누벨은 건축에 있어 '빛'을 중요한 요소로 작용시키고 다채로운 마감재를 사용해 차가우면서 따스하게 대비되는 두 느낌을 동시에 선사한다. 돌체앤가바나 서울스토어 역시 독특한 블랙 컬러의 화강암을 소재로 4개의 기둥을 세우고, 내부는 투명한 유리로 마감해 강렬하면서도 조화롭게 완성했다. 절대적인 기품을 상징하는 블랙 컬러는 외관을 차갑고 도도하게 만들지만, 그 속의 유리로 들어오는 빛은 내부를 따뜻한 온기로 채워간다. 단단한 화강암 기둥이 유리 실린더를 품고있는 모양새의 건물은 낮에는 강렬한 대비와 비범한 컬러로, 밤에는 내부에서 뻗어나가는 화려한 빛으로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웅장한 건물 입구를 지나 내부에 들어서면, 빛에 따라 반짝이는 물결을 자아내는 블랙 마르퀴나(Nero Marquina) 마블 모자이크 바닥에 시선을 빼앗긴다. 단일 나선형의 경사로는 모든 층을 매끄럽게 연결해 컬렉션의 자연스러운 연결성을 부여한다. 화려한 조명과 소용돌이치는 계단을 따라 변하는 컬렉션의 전개는 지루할 틈 없이 놀랍고도 매력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입구에 위치한 SS22 크루즈 컬렉션 'RENAISSANCE'는 언제나 탐험을 즐겨온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의 상상력에 다양한 문화, 프린트를 조합해 탄생했다. 가장 큰 특징인 찬란하고 강렬한 플로럴 패턴은 모던 르네상스를 표현하는 화려한 컬렉션의 테마와 일맥상통한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한 내부 인테리어는 어두운 블랙 컬러의 마감재에 조명이 주는 음영을 그대로 살려 돌체앤가바나 특유의 화려함이 한층 돋보인다. 격조 높은 분위기의 쇼룸은 따스하고 세련된 뉘앙스를 풍기는 망고나무와 광택을 머금은 블랙 글라스, 잿빛 콘크리트, 블랙 양극 산화 알루미늄 등 이질적인 소재들이 한데 어우러져 풍기는 아우라에서 비롯된다. 나선형 구조를 따라 상승하는 시선의 이동을 감안하여 설계된 메인 디스플레이는 선반과 봉이 다른 각기 다른 높이에 고정되는 모듈식 요소를 적극 활용 했다. 블랙 화강암 기둥 안쪽에는 의류 외에 다양한 제품을 만나 볼 수 있는 코너 룸 혹은 프라이빗 드레싱 룸이 자리해, 자칫 버려질 수 있었던 공간까지 활용한 장 누벨의 탁월한 센스를 엿볼 수 있다. 

나선형의 물결이 끝나는 곳에 다다르면, 우아한 검은색 메탈 의자와 곡선 형태의 화강암 바(bar) 카운터가 반겨주는 테라스가 펼쳐진다. 거대 한 반원형 캐노피 아래에 자리한 공간은 물씬 풍기는 모던함과 기분 좋은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돌체앤가바나의 최종 목적지임과 동시에 건축물 전체를 관통한 나선형 경사로의 근사한 마침표를 찍어준다. 이처럼 돌체앤가바나 서울스토어에서는 브랜드에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이탈리아 문화에서 비롯된 화려한 삶(Dolce vita), 삶의 기쁨(Joie de vivre)이라는 돌체앤가바나의 정체성을 극명하게 경험할 수 있다.